넷플릭스의 비호 아래 날개를 단 한국산 드라마
제작자에게 금전적인 투자만 하고 어떠한 간섭도 하지 않는 넷플릭스 특유의 제작방식을 현재 가장 활용하고 있는 것은 단연코 한국 제작진이라고 생각합니다. 사실 넷플릭스에는 당최 이걸 시청자들에게 보라고 만든건지 의구심 까지 생기게 하는 컨텐츠도 많은데요.
그에 반해 어느정도 양질의 작품성을 보장하면서 전세계적으로 깔린 한류 덕에 이슈까지 만들어내는 한국산 컨텐츠는 넷플릭스에게도 효자 노릇을 톡톡히 하고 있어요. 비교적 최근 만들어진 디즈니 플러스도 이러한 상황에 자극을 받아 제 2의 대박 한국 드라마를 물색하고 있습니다. 예전에 한국 드라마는 고루하다면서 일드나 미드 돌풍이 불었던 시절을 생각하면 감회가 새롭습니다. 아래에서는 개인적으로 인상 깊었던 작품들을 꼽아봤습니다.
킹덤
조선시대와 좀비물이라니 이러한 작품이 국내에서 만들어질지 이전에는 상상이나 해볼 수 있었을까요? 개인적으로 그 파격적인 소재 때문에 가장 넷플릭스스러운 작품이라 생각되네요. 해외 팬들에게는 부산행과 같은 한국산 좀비물이 이미 인기몰이를 하고 있었는데, 킹덤은 그러한 인기를 이어가며 K-좀비물이라는 하나의 장르를 만들어낸 작품입니다. 외국의 좀비물들이 보통 판데믹에 빠진 사회 구성원들의 다양한 인간군상을 그리는데 집중하는데요. 킹덤에서는 조선시대라는 소재를 적극 활용하여 정치적, 사회적 부조리함을 꼬집습니다.
국내에서는 양반들이 쓰고 있는 갓에 대해 외국인들에게 깊은 인상을 받았던 것으로 유명하기도 했죠.
D.P.
D.P.는 그간 미디어에서 다뤄졌던 모습과는 한국 군대의 어두운 부분을 리얼하게 묘사했다는 것에서 높은 평가를 받았습니다. 탈영병을 잡는 현역 군인들의 이야기인 D.P.는 그 소재만으로도 엄청난 반향을 일으켜 각종 커뮤니티에서 이용자들 간에 갑론을박이 펼쳐지게 만들었습니다. 이러한 현상이 벌어졌던 것은 국내 인터넷 뿐만이 아닌데요. 한국과 같이 징병제인 국가는 물론 미국과 같은 모병제 국가들에서도 D.P.는 화제의 작품으로 떠오르며 각국의 현역 군인들이나 전역자들이 군대의 부조리함에 대해 성토하는 장이 펼쳐졌었죠.
단순히 소재만 파격적인 것은 아니고 작품 자체도 개성있는 캐릭터들과 시종일관 지속되는 긴장감 있는 화면 연출이 돋보이는 훌륭한 작품입니다. 이 작품 역시 넷플릭스이기에 세상에 나올 수 있었던 작품이라 생각합니다.
인간수업
인간수업 역시 기존의 지상파는 물론 케이블에서도 감히 시도되지 못했을듯 듯한 주제로 호평을 받은 작품입니다. 특히나 10대들의 현실적인 말투를 상당히 찰지게 살려 더욱 더 극에 몰입할 수 있었다는 평가를 받습니다. 개인적으로는 예전에 아이스크림 광고 모델로 유명했던 배우 정다빈의 연기가 특히 인상 깊었는데요. 정다빈 님의 연기가 배우들의 연기가 호평받게 하는데 지대한 공헌을 했다고 생각하네요. 학생 역 외에도 배우 최민수가 맡은 역할도 상당히 매력적이예요. 배우 최민수가 갖고 있는 본연의 매력을 잘 살린 캐릭터성이 일품입니다.
기존의 한국형 하이틴 드라마와는 다르게 사회의 어두운 단면을 그려내어 신선한 느낌을 줍니다. 예전에 유행했던 자극적이고 파격적인 소재의 영국, 일본 하이틴 드라마를 보는 것 같네요.
오징어 게임
2021년 추석에 공개되었던 오징어게임은 공개 초반에는 비슷한 소재를 사용한 일본의 모 작품과 비교되며 매니아들 사이에서 혹평을 받았었는데요. 명절 휴일이 지나감에 따라 직접 시청한 사람들이 많아지면서 좋은 반응이 하나 둘 올라오기 시작하며 그 분위기를 뒤집었고, 무엇보다 해외 시청자들 사이에서 초대박이 나면서 하나의 문화적 시대정신을 만들어내며 그야말로 초대박을 치게 됩니다. 오징어 게임 특유의 화려한 색채의 화면 연출과 한국인들에게는 익숙하지만 외국인들에게는 생소할 수 밖에 없었던 한국형 신파가 제대로 먹혔다는 평입니다.
넷플릭스의 투자 철학에 가장 잘 부합한 작품이라고 생각되네요. 작품 외적인 요소를 차치하고서도 누구나 재밌게 볼 수 있는 작품입니다.
지옥
오징어 게임의 초대박 인기몰이 직후 공개되었던 지옥은 같은 한국산 오리지널 드라마라는 이유로 어쩔 수 없이 오징어 게임과 비교 되었는데요. 다소 어려운 주제의식의 잔혹한 다크 판타지물이라는 작품 특징상 시청자들 사이에서는 호볼호가 나뉘어지는 모습을 보였습니다. 그러나 국내외 평론가들 사이에서는 상당한 수작이라는 평입니다.
지옥의 감독인 연상호 감독은 부산행이나 염력과 같은 작품으로 유명하지만, 연상호 감독의 작품에는 이러한 대중적인 작품 외에도 아는 사람들은 아는 작품인 돼지의 왕이라는 장편 애니메이션이 있는데요. 연상호 감독은 국내 감독으로서는 특이하게 애니메이션 감독으로 시작하여 실사 상업 영화로 커리어를 이어간 독특한 이력을 갖고 있는데요. 연상호 감독의 초기 애니메이션 작품들은 사회적 문제를 다룬 음울한 분위기가 특징입니다.
평론가들 사이에서 지옥은 연상호 감독의 초기 애니메이션 작품인 돼지의 왕과 같은 작품에서 잘 표현해내었던 음울한 분위기의 사회비판적 요소를 잘 풀어낸 수작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습니다.
지금 우리 학교는
지금 우리 학교는은 킹덤과 같은 한국형 좀비 드라마입니다. 오징어 게임의 초대박 덕분에 해외에서도 한국산 컨텐츠에 대한 기대감이 이전보다 더욱 더 커졌는데요. 지금 우리 학교는은 한국산 컨텐츠가 이후에도 계속해서 인기 돌풍을 유지할 수 있는지 시험대에 올랐던 작품이라고도 할 수 있습니다.
상당한 수작인 킹덤에 비해선 약간 평가가 갈리긴 하지만, 지금 우리학교는도 역시 시청자들에게 대체적으로 좋은 평가를 받고 있는 작품입니다. 덕분에 한국산 웰메이드 작품의 명맥을 이었다고도 볼 수 있네요. 이 글에서 소개되었던 모든 작품들과 마찬가지로 작품 외적인 것을 떠나서 봐서도 누구나 충분히 재밌게 볼 수 있는 작품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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