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옥 속 군상극의 원조

 

 OZ는 폭력과 성관계, 마약과 같은 자극적인 소재와 리얼리티를 내세우는 미국 드라마 채널 HBO의 모토에 대표적으로 부합하는 작품이다. 잘 나가는 변호사였던 주인공은 누명을 쓰고 악명 높은 감옥인 OZ에 수감되게 된다. 주인공은 재수 없게도 감옥 내 실세 중 한 명인 나치주의자에게 찍혀 엉덩이에 강제로 나치 문신을 새기게 되고, 이후 그의 성노리개로 전락하게 된다. 계속되는 비인간적인 괴롭힘에 주인공의 인격은 급격히 붕괴되어가고, 결국 자신을 괴롭히던 나치주의자의 눈에 칼침을 박아버린다. 그렇게 평범한 샌님이었던 주인공은 흉악한 범죄자 소굴 안의 그 누구도 쉽게 건들지 못할 만한 괴물로 변해간다. 

 OZ의 이야기는 이런 주인공에만 초점이 맞춰져 있지 않다. 주인공과 주인공을 괴롭히던 나치주의자 갱단 외에도, 온갖 흉악범들을 모아 놓은 OZ 안에는 다양한 인간군상이 모여있다. 무슬림을 중심으로 하는 무슬림 갱단, 갱스터라고 하면 대표적으로 떠오를 흑인 갱단, 뒤가 없는 라티노 갱단, 과거 하얀 흑인이라는 취급을 받던 아이리쉬를 중심으로 한 갱단, 전통의 이탈리안 마피아 까지, 다양한 부류의 흉악범들이 모여 서로 얽히며 각자의 스토리를 이어간다. 

 이러한 다양한 인간군상들이 모여 벌이는 물리적 폭력으로 진행되는 대립과 이해관계가 얽힌 정치는 남성 시청자들의 흥미를 이끄는 데 충분하다. 

 

 

 

몰입을 더하는 폭력과 정치 속 안에서 숨겨져 있는 인물들의 인간적인 면모

 

 하지만 OZ의 이야기가 단지 폭력과 대립으로만 이루어져 있는 것은 아니다. 주요 등장인물들은 계속되는 대립 속에서 저마다 그간 보여줬던 행동과 어울리지 않는 의외의 인간적인 면모를 보이거나 어떤 사건을 겪고 난 후 고뇌에 빠져 인간성이 완전히 달라지는 등, 입체적이고 매력적인 캐릭터와 서사를 쌓아나간다. 흑인 갱단의 리더가 자신의 인생의 회의감을 느끼고 한창 반목하며 대립하던 무슬림에게 심적으로 의지하게 되며 종교에 귀의한다거나, 극의 초반부 성노리개로 전락해 고통받던 주인공을 이용하여 자신의 이득을 취하려던 아이리쉬 갱은, 이후 자신과 같이 수감된 지체장애자 남동생을 지켜내려 헌신적인 모습을 보이게 된다. 또한 일련의 사건으로 자아가 완전히 망가져버렸던 주인공은 자신이 다시는 느낄 수 없을 것이라 생각했던 사랑이라는 감정을 같이 나눌 수 있는 운명의 상대를 만나게 된다. 물론 남자 교도소 안에서 말이다. 이러한 등장인물들의 다양한 서사는 시청자들로 하여금 원초적인 자극뿐만 아니라 정서적인 공감도 이끌어내게 된다. 

 등장인물들 간에 얽히고설킨 이해관계도에 한번 빠지게 되면 한 편 한 편이 끝나는 그 순간까지 극에 몰입할 수밖에 없는 것이다. 

 

 

 

 

평가를 깎는 용두사미스러운 마지막 시즌

 

 OZ는 시즌6까지 진행될 정도로 상당히 장수한 시리즈인데, 마지막 시즌인 시즌6의 종반부는 탄탄했던 시리즈의 초중반부에 비해 전개가 약간 허술하다. 상당히 급하게 마무리 짓는다는 느낌마저 든다. 마지막 시즌임에도 새로운 등장인물들이 등장했던 것을 생각하면 원래는 차기 시즌이 더 계획되었는데 모종의 이유로 파투나버린 것 같다. 마무리까지 좋았다면 정말 최고의 작품이었을 텐데 한 가지 아쉬운 점이다. 사실 미국 드라마 중에서 용두사미로 끝나지 않는 작품을 찾아보기가 더 힘들긴 하지만 말이다.

 

 

 

 

본편만큼 흥미로운 촬영 비하인드

 

 소재가 소재다 보니 촬영자들의 고충 또한 유명하다. 한 출연자는 촬영자에 습관적으로 지각을 해 그 벌로 극 중에서 강간 피해자로 전락한다는 대본을 받았다는 일화도 있다. 사실은 태반이 이성애자 일터인 주요 출연진들은 시도 때도 없이 남자의 몸뚱이를 탐하는 연기를 해내야 했다. 

 

 예전 작품이고 출연진이 워낙에 많다보니 평소 미국 드라마나 미국 영화를 자주 봐왔던 사람이라면 익숙한 얼굴들을 꽤 많이 찾아볼 수 있다. 주의해야 할 점은 배경이 배경이다 보니 다른 작품에서와는 정반대의 모습으로 나온 다는 것이다. 이 작품에서 재소자로 나왔던 출연자들이 다른 작품에서는 형사 캐릭터로서 자주 나온다는 것도 재미있는 점이다. 범죄자와 형사는 한 끗 차이라는 옛말이 떠오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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