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카이 마코토의 역대급 흥행작.

 

 신카이 마코토는 화려하고 섬세한 화면 연출과 감수성을 자극하는 스토리의 작품들로 유명한 일본의 거장 애니메이션 감독이다. 10년 전 한국 웹에서도 일본 애니메이션 마니아들 사이에서 감독의 초기 작품인 '그녀와 그녀의 고양이'나 '초속 5센티 미터' 같은 작품들이 입소문을 타고 유명세를 얻었었고, '너의 이름은'의 국내 흥행 대박을 통해 애니메이션 마니아뿐만 아니라 일반 관객들에게도 자신의 이름을 확실히 각인시켰다. '너의 이름은'은 개봉하자마자 박스 오피스 1위를 기록하며 폭발적인 관심을 받아 일본 애니메이션으로서는 이례적으로 각종 한국 미디어에서도 여러 차례 언급되며 하나의 트렌드가 되었다.

 국내 뿐만 아니라 전 세계적으로도 개봉 당시 역대급 흥행 성적을 올렸다. 단순히 애니메이션으로서 뿐만 아니라 일본 영화 전체를 통틀어서도 가장 많은 수익을 올린 작품이었다. 이 성적은 꽤나 오랫동안 유지되어 2019년 센과 치히로의 행방불명이 중국에서 개봉하여 흥행 성적을 갱신할 때까지 줄곧 1위 자리를 차지하고 있었다.

 

 

 

 

서로 몸이 바뀌는 도시 소년과 시골 소녀.

 

 산 속 깊은 시골 마을에서 사는 소녀 미츠하는 마을 내에서 유서 깊은 무녀 집안의 장손녀이다. 미츠하는 무녀 집안 고유의 풍습에 따라 실을 잣거나 '쿠치카미자케'라는 일종의 미인주를 제조하는 역할을 담당한다. 자신에게 주어진 무녀 생활과 시골에서의 정적인 삶에 질린 미츠하는 다음 생에서는 도쿄와 같은 도시의 멋진 남자로 태어나고 싶다고 습관적으로 말하곤 한다. 그 말에 부응하듯, 미츠하는 가끔 도시에서 살아가는 남자가 되는 꿈을 꾸곤 한다. 하지만 꿈에서 깨어나게 되면 그 꿈에 관한 기억이 사라져 버린다.

 도쿄에서 사는 소년 타키는 건축학에 관심이 많아 건물에 관한 스케치를 그리는 것이 취미인 평범한 남학생이다. 타키 역시 어떤 시골 소녀가 되는 꿈을 꾸곤 하지만, 꿈에서 깨어나면 기억이 사라져 버린다.

 그러던 와중 미츠하와 타키는 어느샌가부터 자신들의 주변인들이 정작 자신은 기억하지 못하는 일들에 대해 이야기하는 것을 듣고 의아한 기분을 느낀다. 원래는 내성적인 성격의 미츠하가 마치 남자와 같은 괄괄한 언동으로 소란을 피웠다거나, 전형적인 사춘기 남학생인 타키가 뜨개질을 하는 등 여성스러운 행동을 했다거나 하는 자신들로서는 도저히 이해할 수 없는 일들 투성이었다. 그리고 이내 미츠하와 타키는 실제로 자신들의 몸이 서로 바뀌고 있음을 깨닫는다. 

 자신들의 상황을 자각한 미츠하와 타키는 몸이 바뀌면 서로에게 메모를 남겨주는 식으로 각자 하루 동안 있었던 일에 대해 서로 보고 한다. 몸이 바뀌는 것으로 인해 서로가 느끼게 되는 혼란함을 최소화하기 위한 임시방편으로서 말이다. 미츠하와 타키는 서로 점점 그 상황에 익숙해져 가며 오히려 각자가 가진 개성과 장점으로 서로가 갖고 있던 고민거리를 해결해주기도 한다. 마을의 유력 정치인의 딸이자 유서 깊은 가문의 장손녀로서 불량 학생들에게 은근한 비아냥을 듣는 등 알게 모르게 따돌림을 당하고 있었다. 미츠하의 몸으로 들어온 타키는 앞에서 그 불량 학생들이 대놓고 미츠하에 대해 자기들끼리 험담을 하는 것을 듣고는 그들 앞에서 책상을 걷어차 노려보고, 그 모습을 본 불량 학생들은 난데없는 미츠하의 돌발행동에 당황해 입을 다물게 된다. 이렇게 미츠하의 몸으로 들어온 타키가 보여주는 시원스러운 언동으로 오히려 주변인들에게 큰 인기를 끌어 남학생들은 물론 여학생들에게서도 고백을 받는 등 학교에서의 입지가 이전과는 정반대가 된다.  

  한편 타키에게는 아르바이트하는 곳에서 남몰래 짝사랑하고 있었던 선배가 있었다. 어느 날 선배는 진상 손님들을 상대하다가 악심을 품은 손님으로 인해 그만 유니폼이 찢어지게 된다. 타키의 몸에 들어와 있던 미츠하는 자신의 장기인 뜨개질 기술을 이용해, 선배의 찢어진 유니폼을 수선해주고, 선배에게 세심하게 위로의 말을 건넨다. 타키가 보이는 의외의 섬세한 모습에 선배는 호감을 느끼게 되고, 선배와 타키는 데이트 약속까지 잡게 된다.

 그러던 어느 날 난데없이 벌어진 어떤 사건으로 인해 둘의 일상은 크게 뒤틀리게 되고, 미츠하와 타키는 각자의 세계에서 이를 해결해보려 고군분투하게 된다.

 

 

 

 

눈을 만족시키는 풍부한 색감의 화면 연출.

 

 신카이 마코토는 빛의 굴절 효과를 이용한 독특한 질감과 상당한 퀄리티의 배경 연출로 유명하다. 그의 장기는 '너의 이름은'에서도 마찬가지로 잘 나타나는데, 도시와 대자연의 풍경을 그대로 가져와 2D로 바꿔놓은 듯한 풍부한 색감의 배경 연출은 시종일관 관객들의 눈을 즐겁게 해 주며 보다 더 작품에 몰입할 수 있게 해 준다. 마치 애니메이션 화보집을 그대로 영상화한 것 같은 느낌을 준다. 이러한 높은 퀄리티의 영상 연출은 그 자체만으로도 이 작품을 감상해야 하는 이유로서 충분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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